원진살 여섯 쌍 — 이유 없이 미운 띠 궁합과 잘 지내는 법
궁합에는 좋은 짝도 있지만, 대놓고 싸우지는 않는데 괜히 서로 속을 긁는 짝도 있습니다. 이것을 원진(怨嗔)이라고 합니다. 영상은 원진 여섯 쌍을 옛 동물 시구로 짚고, 쌍마다 서로 비켜 가는 법을 할매 식으로 풀었습니다.
원진은 충의 바로 옆자리
열두 띠를 시계처럼 둥글게 놓으면, 정면으로 마주 보는 두 띠가 충(沖)입니다. 쥐와 말, 소와 양처럼 기운이 정면으로 부딪치는 관계입니다.
원진은 그 충의 바로 옆자리입니다. 예를 들어 쥐의 정면은 말이고, 말 바로 옆의 양이 쥐의 원진입니다. 할매의 설명으로는 "대놓고 싸우진 않는데, 은근히 속을 긁는" 사이입니다. 충이 큰 소리가 나는 다툼이라면 원진은 이유를 대기 어려운 서운함과 미움에 가깝습니다.
여섯 쌍과 옛 시구
원진 여섯 쌍은 한 쌍마다 동물의 버릇을 빗댄 시구 한 줄로 전합니다. 한국에서 전하는 형태는 다음과 같습니다.
| 쌍 | 시구 | 뜻 |
|---|---|---|
| 쥐 ↔ 양 | 서기양두각(鼠忌羊頭角) | 쥐는 양 머리의 뿔을 꺼린다 |
| 소 ↔ 말 | 우진마불경(牛嗔馬不耕) | 소는 말이 밭을 갈지 않는다고 성낸다 |
| 범 ↔ 닭 | 호증계취단(虎憎鷄嘴短) | 범은 닭 부리가 짧다고 미워한다 |
| 토끼 ↔ 원숭이 | 토원후불평(兎怨猴不平) | 토끼는 원숭이가 고르지 않다고 원망한다 |
| 용 ↔ 돼지 | 용혐저면흑(龍嫌猪面黑) | 용은 돼지 얼굴이 검다고 싫어한다 |
| 뱀 ↔ 개 | 사경견폐성(蛇驚犬吠聲) | 뱀은 개 짖는 소리에 놀란다 |
쌍마다 속뜻과 잘 지내는 법
시구는 짧고, 속뜻은 할매가 사람 사이의 일로 풀었습니다.
쥐띠와 양띠
작은 쥐의 눈에는 양의 뿔이 늘 들이받을 것처럼 보입니다. 양띠가 고집을 부릴 때 쥐띠가 한 발 물러서 보라고 했습니다.
소띠와 말띠
묵묵히 밭을 가는 소의 눈에는 뛰어다니는 말이 노는 것처럼 보입니다. 말띠가 소띠에게 "수고했어" 한마디를 먼저 건네라고 했습니다.
범띠와 닭띠
큰소리치는 범에게는 짧게 콕콕 쪼는 말이 거슬립니다. 닭띠는 할 말을 반만 하고, 범띠는 끝까지 들어 주기.
토끼띠와 원숭이띠
할매 풀이로는 원숭이가 제 몫부터 챙기는 것 같아 토끼가 서운한 것입니다. 무엇을 나눌 때는 둘이 같이 저울에 달기.
용띠와 돼지띠
번쩍이고 싶은 용의 눈에는 수수한 돼지가 성에 차지 않습니다. 용띠는 겉 말고 속을 보라고 했습니다. "돼지 속이 제일 넉넉해."
뱀띠와 개띠
속으로 깊이 따지는 뱀에게는 제 주장부터 크게 내세우는 개가 버겁습니다. 개띠는 주장을 반만 접고 뱀의 말을 먼저 들어 보기.
원진이면 함께 못 사나
그렇지 않습니다. 할매도 "원진이라고 못 사는 거 아니야. 미운 데를 알면, 비켜 갈 길도 보여"라고 했습니다. 원진은 서로가 어디서 거슬리는지를 미리 알려 주는 지도에 가깝습니다. 내가 왜 그 사람의 어떤 말투에 유독 예민한지 알면 다툼을 한 번 줄일 수 있습니다.
명리에서는 띠(년지)만이 아니라 태어난 날의 지지(일지) 등 사주 여러 기둥 사이의 원진을 함께 봅니다. 띠끼리만 보는 것은 쉽게 줄인 풀이입니다. 좋은 짝의 관계인 육합은 띠 궁합 육합 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오늘 저녁엔, 미운 그 사람 좋은 점 하나만 말해 줘.
근거와 읽는 법
- 원진 여섯 쌍은 한국 궁합 풀이에서 통용되는 짝입니다. 원진이 있다고 함께 살면 안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 동물 시구는 한국에서 전하는 형태입니다. 『성학대성』 판본에는 첫 구가 "鼠忌羊頭上"으로 적혀 있습니다. "兎怨猴不平"의 不平은 뜻이 여럿이라 "고르지 않다"로 옮겼습니다.
- 쌍마다의 풀이와 잘 지내는 법은 시구를 바탕으로 한 할매의 창작 풀이이자 덕담입니다.
- 띠는 사주에서는 입춘 기준입니다(설 기준으로 보는 풀이도 있습니다).
내 사주 여덟 글자와 오행 분포는 양지할미 만세력에서 생년월일시만 넣으면 바로 볼 수 있습니다.